자.. 이제 슬슬 가물가물합니다만. 더 늦어지기 전에 제주도 여행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요즘 블로그에 글이 별로 없으니까 아들이라도 뭘 올려야지..
지난 번엔 천지연 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죠, 이어서 갑니다.
제주도는 해물 뚝배기가 유명합니다. 나름 유명하다는 집에 가서 먹은 전복 해물 뚝배기입니다.
기대를 너무 했던 탓인지 맛은 그럭저럭.. 요거 먹기 전에 공중전화에서 집에 콜렉트콜을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빠가 받았음)
이건 다음날 아침! 저게 무슨 해삼 내장이라던가.. 그냥 골뱅이 같은 거라던가..
아무튼 간장이랑 마가린을 넣고 비벼먹는데 맛이 괜찮았습니다. 10시에 문 연다더니 한 30분이 늦어져서
숙소 앞에 있던 이중섭 미술관에 또 한번 갈 수 있었죠..(입장료가 싸니까 부담이 없음)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온 서연이(한가인 역)집을 가보기 위해 내렸습니다.
걸어가는 길에 촉촉한 빗물을 머금은 감귤 농장 사진 하나~
감귤아 감귤아 어서 열리렴.. 'ㅠ'
뒤에 요즘 대세인 수지도 보이고, 한가인의 옆모습도 보입니다. 여기가 바로 서연이네집!
지금은 카페로 개조되어 사람들이 복작복작 합니다.. 관광버스도 줄 서서 들어오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기조차 힘들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 한가인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그래봤자 유부녀입니다만..
짜잔~ 그 다음으로 도착한 성산일출봉입니다. 올라가는 길에 어찌나 중국인들이 많던지..
내가 태산을 오르는 건지 일출봉을 오르는 건지 당췌 알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 사진이 상당히 의젓하게 나왔군요. 한 가지 앞의 사진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모자..를 잃어버렸습니다. 버스에서 졸다가 두고 내렸어요.. 머리에 뭐 쓰고는(더불어 양말 신고는) 못 자는 터라..
산 지 두 달도 안 된 신상 모자! 였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뭐 다른 분이 잘 쓰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성산일출봉도 언뜻 보기엔 꽤나 높아서 애먹을 줄 알았는데, 걷다보니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내려다본 풍경이 참 시원하더군요, 마을 쪽 풍경도 참 좋습니다.
사실 성산일출봉 최고의 묘미는 매표소였어요.
매표소 아주머니 : (뭔가 살짝 공격적으로) "몇년생이세요?"
섭 : (아니 요즘엔 나이 제한이 있나?) 저 84년생입니다..
아주머니 : 깔깔깔~ 아 그렇구나 죄송해요. 학생인 줄 알아서.. 고등학생은 할인 있거든요. 그럼 해당 없으시네요!
섭 : 제가 좀 동안이긴 하지만.. 감사합니다.(요즘 애들 정말 힘들게 사나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생은 좀 무리였던 듯..
모자 쓰고 다니면 종종 대학생 소린 듣습니다만.(실제 동갑내기 친구들 가운데 아직 대학교 다니는 녀석들도 있고.. ㅋㅋㅋ)
성산일출봉 내려오다가 한 컷~
무슨 라면을 먹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나름 성산지역에선 유명한 문어 라면 입니다. 5,000원 정도 하는데 조개랑 문어가 들어 있습니다.
'가득'이란 표현을 안 쓴 건, 가이드북엔 분명 가득이라는데 정작 먹어보니 뭐 그다지..
별미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문어도 오래 삶으니까 꽤나 질겨져서.. 더 넣었어도 못 먹었을 듯 합니다.
섭지코지로 걸어가는 길.. 바람 옴팡지게 붑니다.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 이만큼 걸어온거죠.
(또 그만큼 걸어서 돌아가야 한다는..)
요기는 섭지코지~ 유유자적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에는 한화에서 만든 아쿠아리움도 있어서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보였습니다.
희동이가 얘기해 준 무슨.. 일본 유명 건축가가 꾸민 공간도 있는데,
거긴 넋 빼고 있다가 입장시간을 놓쳐서 못 들어갔음.. OTL...
쫘잔~ 제주도에서 먹은 것 중에 최고였던 거!
섭지코지 갔다가 다시 성산으로 걸어와서; 오가는 편도로만 각 40분.. 차도 없고 돈도 없으니 걷습니다(?)
돌아갈 때는 택시 잡을랬더니 왜이렇게 없어 또 ㅠㅠ
암튼 요건 고등어회입니다. 제주도에선 꼭 먹어보라캐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아갔죠.
앞에 있는 밥은 와사비랑 김, 날치알 같은 걸 섞어 만들었는데, 쌈에 고등어회랑 요 밥이랑 같이 싸서 먹으면 최고!
고등어회가 살짝 참치느낌이 나서 기름기가 있기 때문에 와사비밥이랑 먹으면 딱 잡아줘서 좋습니다.
한라산은 21도던가.. 상당히 도수가 높았는데, 제주도 물이 좋아서 그런지 뒷맛이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암튼 혼자 가서 잘 먹었습니다.
처음 도착했더니 아저씨가 당연히 식사인 줄 알고 안내했다가,
섭 : "저 회 먹을 건데요"
아저씨 : "회는 2인분부터 됩니다"
섭: "그럼 2인분 주시면 되잖아요.. 아저씨 왜 저 회 안 주려고 하세요.. ㅠㅠ"
(고등어 회가 나오고 나서 술을 혼자 따라 마시는 모습을 본 아저씨)
아저씨 : "잘 생겼는데 왜 혼자 왔어요?"
섭 : "여자친구가 없어서요.. 친구한테도 차였어요"
아저씨 : "어이쿠, 뭐 그럴 때도 있지. 내가 한잔 따라 드릴게 ㅠㅠ"
섭: "ㅠㅠ 감사합니다.."
이러고 놀았답니다.
태평양 먼 바다에서 푸른 등비늘을 반짝이며 물을 가르던 한 마리의 고등어,
나의 입으로 들어오다!
아무튼 건배!
캬아~ 이렇게 이렇게 싸서 먹는 겁니다~
요거슨 추가로 시킨 갈치회. 나중에 보니 회만 3인분을 먹었..
자, 슬슬 맛이 갑니다. 이 때 한병 반 넘게 마셨을 즈음.. 술이 도수가 있으니까 확실히..;;
다음날 아침! 뽀사시하게 회복!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조금 서운하지만,
이번 여행의 백미 중 하나인 우도에 가는 날입니다!
정신없이 선착장에 가서 배를 타고 도착한 우도. 여기서부턴 친구가 하나 생겼습니다.
여객선에서 만난 형인데, 자기도 혼자 다니려니 너무 심심하다고 해서..
우도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한 바퀴를 돌았는데, 내내 같이 다녔습니다.(조금 있다 나와요)
하늘은 잔뜩 찌뿌렸지만, 돌담에 바다 경치 좋다~
우하하하하하~~ 바다다 바다~~~
요건 길 가다 작은 카페에서 여사장님이 찍어주셨습니다.
우도 특산품이 땅콩이라서, 땅콩 아이스크림을 먹었죠.
폼 잡다가 조금 머쓱해 하고 있는 중..
요 사람이 거기서 만난 형. 뭔가 친한 척 하지만 친하지 않은 티가 납니다..(살짝 빠진 엉덩이)
(이때까지만 해도 형인지 몰랐음,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그냥 동행ㅋㅋㅋ)
비양도라는 섬 속의 섬이 있습니다. 이 때부터는 제법 파도가 일기 시작했는데요,
저기 앉으면 소원성취된다길래 앉아서 한 컷 찍었습니다. 근데 뭔 소원을 빌었는지 기억이 안나눼..
(여자친구 만들어 달란 소원은 아니었던 듯. 안 생기는 거 보니까)
우도 최정상에는 등대가 하나 있는데요, 저 멀~리 보이는 겁니다.
결국은 저기까지 다 올라가보고 돌아왔어요 ㅎㅎㅎ
우도를 한 바퀴 일주하면, 마지막에 산호 해변에 닿습니다.
모래가 돌이 부서져 만들어진 게 아니라, 전부 산호 조각이예요. 발에 닿는 느낌도 색다르고,
너무너무 예쁩니다! 참고로 여긴 보호 구역이라서 모래 집어 가면 잡혀가요 ㅎㅎㅎ
이 때부터는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서.. 뭐.. 거의 포기하고 다녔음.
빗길에 자전거로 언덕길 내려오려니까 아주 염통이 쫄깃했습니다.
그래서 요렇게 홀딱 젖었음. 에이 몰라 뭐~
뒤에 하얀 자전거가 제가 타고 다녔던 자전거!
이 사진이 우도에 들어갈 때 사진인지 나올 때 사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마..
돌아와서는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그 형과 계속 다녔는데요.
그 다음 행선지인 비자림(비자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이 대중교통으로 가기 애매해서 고민하던 중에,
그 형도 거길 가겠다 해서.. 스쿠터 뒤에 타고 한 30분 달렸습니다.
비가 어찌나 왔는지.. 비 쫄딱 맞으면서 스쿠터 타는 재미..는 개뿔 엄청 힘들었음.
더구나 이 아저씨가 그날 빗 속의 스쿠터가 처음인지라 코너 돌 때마다 조마조마..
암튼 무사히 도착해서 거기 대빵 나무 앞에서 한 컷.
그리고 비자림을 떠나 다시 1시간 반인가.. 정도 달려서 제주 시내로 복귀!
(시내에선 헬맷 없어서 잡힐까봐 언능 내리고 빠이빠이~)
머리가 마를 새가 없습니다. 시내에서 빠이빠이하고 이제 공항으로 가는 길!
오 머리 말랐다! 공항입니다.
요건 피날레~ 다음날 출근했더니 사람들 반응이..
"주말에 노가다 뛰고 왔냐?"
푸른 셔츠와 달궈진 팔뚝의 조화가.. 슬픕니다.
아메리칸 인디언 같군요. 아무튼 요렇게 해서 간~단한 제주 여행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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